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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혈증은 모든 혈관 질환의 시작점"… 마른 체형도 안심 금물


고지혈증은 혈액 내 지방 성분이 정상 범위를 초과한 상태로, 장기간 방치할 경우 죽상동맥경화증 등 심각한 심뇌혈관 합병증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 된다. 특히 비만 여부와 관계없이 유전적 요인이나 생활 습관에 따라 마른 체형에서도 발생할 수 있어, 연령에 따른 주기적인 혈액 검사와 지질 수치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내과 전문의 김승혁 원장(당산센트럴내과의원)과 함께 고지혈증의 위험성과 올바른 관리 전략에 대해 알아봤다.

고지혈증은 여러 합병증을 유발한다던데, 실제 혈관 건강과 어떤 관계가 있나요?
고지혈증은 단순히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는 것을 넘어, 모든 혈관 질환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혈액 속 콜레스테롤이 높아지게 되면 혈관 벽에 지방이 침착되는 죽상동맥경화증이 발생하게 되는데요. 이로 인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심혈관 질환 및 뇌혈관 질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고지혈증 진단 후 관리를 하지 않으면, 보통 얼마 후에 합병증이 나타나나요?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보통 수년에서 10년 이상에 걸쳐 서서히 진행됩니다. 문제는 이 기간 동안 증상이나 통증이 전혀 없다가, 어느 날 갑자기 심근경색이나 뇌경색 같은 심뇌혈관 질환의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는 점입니다.

마른 체형에 운동을 자주 즐기는 사람도 고지혈증에 걸릴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마른 체형에서도 고지혈증이 흔하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유전적인 요인이나 스트레스, 식습관, 흡연, 음주 등의 요인들에 의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마른 체형임에도 LDL 수치가 높게 나와서 약을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강검진 결과지의 콜레스테롤 수치 중 특히 유의해서 봐야 할 항목이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핵심 지표는 흔히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부르는 LDL 콜레스테롤입니다. LDL 콜레스테롤이 높아지면 여러 뇌혈관 및 심혈관 질환들이 나타나게 됩니다. 반대로 우리가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부르는 HDL은 수치가 높을수록 우리의 혈관을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유익합니다. 요약하자면 LDL은 낮게, HDL은 높게, 중성지방은 낮게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겠습니다.

고지혈증 진단을 받으면 바로 약물 치료를 시작해야 하나요?
모든 환자가 처음부터 약물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선 고지혈증 진단을 받을 당시 환자의 상태에 따라 결정되는데요. 여러 가지 동반 질환이 있거나 이미 심혈관 질환을 진단받은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빨리 시작할수록 좋습니다. 하지만 아직 젊고 위험 인자가 없으며, 생활 습관이 좋은 경우에는 당장 약을 시작하지 않아도 생활 습관 교정으로 먼저 관리해 볼 수 있습니다.

고지혈증 치료에 가장 흔히 쓰이는 스타틴 계열 약물도 궁금합니다.
스타틴은 고지혈증 치료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약물입니다. 간에서 콜레스테롤의 합성을 억제해 LDL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뿐만 아니라 효과가 확실하고 심혈관 질환 예방에 가장 도움이 많이 된다는 여러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부작용은 드물지만 간 수치 상승이나 근육통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정기적인 혈액 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약은 평생 먹어야 하나요? 조절하거나 끊을 수 있는 기준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모든 약을 반드시 평생 복용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관리가 잘 안되거나 약을 중단했을 때 수치가 높아지는 경우에는 약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생활 습관이 잘 교정되거나 약을 끊었을 때도 수치가 안정적이라면 중단하거나 감량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모든 과정은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한 후에 결정해야 합니다.

앞서 HDL은 높을수록 좋다고 하셨는데, 지나치게 높아도 문제가 될 수 있나요?
대부분의 경우 HDL은 높을수록 좋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높으면 오히려 염증을 유발하거나 심혈관 질환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따라서 HDL도 너무 높거나 너무 낮으면 몸의 균형이 깨진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LDL 수치가 너무 낮아도 인지 기능 저하가 생길 수 있다던데, 사실인가요?
과거 소규모 연구에서는 일부 이런 의견들이 제시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대규모 연구에서는 LDL 수치가 낮아지는 것과 인지 기능 저하는 무관하다는 연구 결론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히려 LDL이 낮아질수록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에서는 더욱 좋다는 연구가 있어, LDL은 낮을수록 유익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별한 증상이 없는 건강한 성인은 언제부터, 얼마나 자주 콜레스테롤 검사를 받아보면 좋을까요?
20세 이상의 성인부터 4~6년에 한 번씩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고, 40세 이상은 매년 또는 최소한 격년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다만 동반 질환이 있거나 흡연, 비만, 음주 등 고지혈증 유발 또는 악화 요인이 있는 경우에는 검사를 좀 더 자주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약물 치료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화되면, 약을 끊고 식단과 운동만으로 관리해도 되나요?
일시적으로 수치가 정상화되어도 약을 끊으면 수치가 다시 올라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약물 복용은 수치를 낮추는 역할도 있지만 혈관을 보호하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꾸준히 드시는 것이 좋고, 혹시 약을 끊게 되더라도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하에 감량하거나 중단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고지혈증 관리에 도움이 되거나, 반대로 주의해야 할 음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고지혈증에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는 불포화 지방이 풍부한 등푸른 생선, 아보카도, 올리브유 등이 있습니다. 또한 식이섬유가 많은 귀리, 보리, 채소, 과일 등은 콜레스테롤 흡수를 억제해 LDL 수치를 낮추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반면 포화지방이 많은 붉은 고기, 치즈, 튀김류, 버터 등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일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기획 = 김다인 건강전문아나운서